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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매체 속의 섹스에 대한 몇가지 잡상.
일단은 남녀간의 질삽입, 혹은 음경흡입 섹스에 대해서. 여자의 성감대는 기본적으로 클리토리스다. G-Spot도 있고 자궁경부도 있다고 하지만, 어린아이가 제일 처음으로 자위를 할 때 만지고 흥분하며 오르가즘을 느끼는, 가장 친숙한 성기는 클리토리스다. 그리고 삽입섹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여자들도 많다. 물론 그거 없으면 화장실 들어가서 똥 안누고 나온 기분이라는 여자들도 많지만, 좋아하지 않는 여자들, 심지어 싫어하는 여자들, 아파서 천장의 형광등 번쩍이는 꼴만 보고있는 여자들이 깔리고 깔렸다. 반면 남자들은 99%가 삽입섹스를 좋아한다. '삽입=정복'과 관련된 사회문화적 세뇌를 내버려 두고서라도, 일단 삽입섹스는 그들에게 기분 좋은 행위다. 그들의 성감대는 귀두니까. 그렇다면 삽입섹스를 할 때 남자와 여자는 대체적으로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가? 남자는 너무 기분이 좋아 황홀경 속에 빠져있고, 여자는 그런 남자를 묵묵히 도와주며 냉정하게 있어야 한다. 여자는 클리토리스 애무해 줄 때나 자지러지는 거고. 근데 왜 영화 속에서 삽입섹스 할 때는 여자만 좋아라 죽어나고 남자가 냉정묵묵을 고수하냐? 아무리 킨제이 보고서 나오고 삽입의 신화를 파헤친다 어쩌고 말은 많아도 결국 사람들 머릿속에 고정된 섹스의 상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섹스신을 마무리 지을 때. 지금 아무 영화나 섹스신이 있는 장면을 틀어서 보고, 세상에 다시 없을 희열과 환희를 맛보았다는 그들이 어떤 식으로 그짓을 마무리하는지 살펴봐라. 레즈비언 섹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삽입한 쪽의 사정'으로 끝난다. 실컷 흔들고 있다가 갑자기 어느 순간에 몸을 경련시키며 '웃!' 한 다음 사정이 끝나면 몸이 퍼진다. ................지겹다........ 상당수의 게으른 영화들에서는, 전희도 뭣도 없이 그저 삽입으로부터 섹스가 시작되어 사정으로 끝난다. 물론 흡입하는 쪽은 삽입만으로도 좋아라 하고 사정이 끝나면 마치 정액에 반응하여 오르가즘을 느끼는 신체 구조를 가졌는지 같이 만족해한다. 삽입하는 쪽은 사정이 끝나면 만사가 끝났다는 듯 더이상 움직일 생각이 없어보인다. 삽입=>사정 으로 끝나는 섹스신의 공식은 만고불변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정말, <나쁜교육>에서 엔리케가 사정 이후에도 계속해서 몸을 흔드는 장면을 보고 어찌나 감동했던지.... 그것뿐만이 아니다. 사정의 순간으로 섹스가 끝난다면, 사정하는 쪽의 오르가즘은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흡입하는 쪽이 오르가즘을 느끼는 순간을 묘사한 영화는 정말 눈씻고, 안경끼고, 라식수술을 하고 찾아봐도 거의 0에 가깝다. 그저 펌프질 하는 동안 좋아라 죽어라 신음을 질러대고 있었으니 만족했겠지, 느꼈겠지, 라는 암시만 주고 있을 뿐. 사정을 보여준다고 해서 진짜로 정액이 줄줄 흐르는 장면을 보여주는 게 아니듯, 표정과 신체변화, 행동, 경련하는 얼굴과 그 뒤로 이어지는 근육의 이완만으로도 얼마든지 흡입하는 쪽의 오르가즘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귀찮은지 아무도 하는 꼴을 못봤다. 흡입하는 쪽의 오르가즘이 무슨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발견된 비밀에 쌓인 고대 유물도 아니고 말야...왜 그렇게 꼭꼭 숨겨두지 못해서 안달인 거냐? 그리고 레즈비언 섹스를 묘사하는 방식에 대해서.... 다들 왜 그렇게 낯간지럽고 솜털이불처럼 부드럽고 캐러맬처럼 달콤하게만 하는 거냐. 헤테로나 게이들의 삽입섹스에서는 우워어어어 우아아아아아아아 짐승처럼 굴다가도, 레즈비언 섹스로 오게 되면 삽입 없으면 다 전희라고만 생각하는지 부드럽고 낯간지럽고 야들야들하기 그지없다. 대체 왜냐. 레즈비언도 우워어어어 우아아아아아아 할 수 있다. 결국 여자들은 섹스신에서조차 '여성성'의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다. 영화 속의 섹스신은 현실 속의 섹스가 아니다. 물론 현실 고대로 묘사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환상이며 최음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샤워하기, 콘돔끼기, 하기 전에 오줌 누기 정도의 장면을 삭제하는 건 얼마든지 이해가 가능하다. 하지만 단지 미인들을 등장시켜 섹스시키는 데에서 그쳐선 안되지 않는가. '등장인물들은 섹스 하면서 이렇게나 좋아하고 있답니다~' 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은가. 보다 창의적이고 개성적인 섹스신을 기대하면 이에 부응해 줄 때도 이미 지나지 않았냐? 게을러빠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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